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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C'est quoi ton problème?

요약

너는 뭐가 문제니?

작성자 Mion 자기소개 닉네임으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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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는 풀렸으니까 산책은 마음 편하게 다니는 중. H언니랑 팡테옹 근처로 산책 나갔다 오는데 노을 지는 게 정말 예뻤다. 마스크 끼고 다녀서 갑갑하긴 한데 사람들 없는 데서는 가끔 벗고 숨 한 번 쉬기도 해서 그럭저럭 버틸만하다. 와중에 마스크 안 끼고 소풍 나온 사람들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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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와는 알고 지낸지는 16년, 친구가 된지는 12년 차가 되어가고 있는데 정작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들었던 건 3년 (그중에 1년은 친구가 되기도 한참 전으로, 알고 보니 서로의 존재도 기억을 못 하고 있었다.) 밖에 없었던 터라 아직까지도 가장 소중한 친구라는 게 놀랍고 감사하다. 심지어 나는 Y를 꽤 싫어했는데ㅋㅋㅋㅋ 이렇게 된 걸 보면 인생이 어떻게 되는 건지는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고. Y와의 대화는 늘 80%의 헛소리와 15%의 진지한 이야기, 5%의 자책 -나는 똥멍청이야- 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진지한 이야기와 가장 멍청한 헛소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존재가 내 인생에 존재한다는 건 즐거운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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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진은 옷이 마음에 들어서. 희희. 장을 보러 가는데 저런 광고판이 계속 보였다. 대충 내용은 '파리에서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나가지 않아요'라든지 '다들 1m 이상의 거리를 두고 다녀요' 같은 거였는데 사람들 하는 거 보면 전혀 공감은 안 되고요. 근데 격리 제한 풀린 이후로 (의외로)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아서 점점 괜찮아지는 건가 싶긴 하다. 레스토랑, 카페, 클럽, 극장 등을 전부 닫아놔서 이 정도로 멈춘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6월 말부터 연다는 말도 있어서 (파리는 다른 지역보다는 늦게 열 것 같지만) 사람들이 보건 수칙을 잘 지키길 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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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언니 (요새 얼굴 보는 사람이 H언니밖에 없어서 늘 언니 얘기밖에 안 나온다. 하하.) 가 파니니 그릴을 산 김에 브런치를 같이 먹자고 초대해 줘서 샐러드를 해서 들고 갔다. 살구를 샐러드에 넣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았음. 그렇지만 내 취향은 nectarine. 나랑 언니는 둘 다 뭐해 먹는 거 좋아하고 해먹이는 거 좋아하고 해서 이 시기에 옆방 이웃으로서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옆방 이웃이 아니라도 이미 좋은 언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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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랑 브런치 먹고 산책 나감. 지나가는 길에 김정은 동무도 보고 센강 가서 1m 넘게 거리 두고 앉아있다가ㅋㅋㅋㅋ 걸어서 돌아왔다. 오랜만에 센 강에 앉아있으니까 묘한 기분이었고. 다들 전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앉아있진 않아서 이 사람들도 나름 신경을 쓰긴 하나보다 싶었다. 날도 시원하고 강바람도 좋고.
근데 돌아오는 길에 기분 잡침.
언니랑 좀 떨어져서 얘기하면서 걷는데 어떤 프랑스인(마스크 안 끼고 있었다ㅡㅡ)이 한국인들이냐며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를 시도했다. 언니는 프랑스어를 나보다 잘 해서 대화를 좀 하고 나는 할 말도 없고 할 수 있는 말도 없고 해서 그냥 간간이 추임새만 넣으면서 옆에서 듣기 연습하고 있다가 촉이 왔는데... 나중에는 무슨 문화 얘기하다가 자기는 아시안 여자들이 doux 해서 좋아한다고 함ㅋ..ㅋ..ㅋㅋㅋ... 그러면서 프랑스 여자는 너무 세다며 여자가 feminine 하지 않으면 무슨 여자냐고, 근데 프랑스 남자는 gentil 하고 잘생겼다고 주장하는데... 원래도 할 말이 없었지만 더 할 말이 없어지고 Angele의 노래 중에 Banlance ton quoi를 머릿속으로 불렀다. 이 노래는 프랑스 미투 운동의 해시태그인 #Balancetonporc 를 제목으로 써서 성차별을 비꼰 노래인데 그 노래에서 c'est quoi ton problème (너는 뭐가 문제니?)라는 가사가 상황에 참 적절. 저런 말을 하면 아시안 여자들한테 먹힐 거라고 생각한 건가...? 나랑 거의 20살이 차이나는 나이는 생각을 안 하더라도, 이 시대에 저런 말을 자랑스럽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뇌에 뉴런 대신에 식이섬유가 든 건가. 나는 레디컬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지만 (그들이 혐오하는 일베의 용어를 똑같이 쓴다거나 하는 그런 모순에서) 페미니즘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인데 저 아저씨한테도 페미니즘 좀 배우라고 해주고 싶었다. 스쳐 지나가는 옐로우 피버 1한테 에너지를 쓰고싶지도 않고 저런 사람한테 말해봤자 크게 달라지지도 않을 것 같지만.


[원문] "24.05.20 파리 일상; C'est quoi ton problème?"

프랑스에 사는 미래의 국제보건 전문가!

M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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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EHESP에서 MPH과정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instagram @mionn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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