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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지금보다 더 자유로워 진다고?

요약

'여기서... 더 자유로움을 원하는 너희들... 정말... 왕따봉 두개 날려줄께'

작성자 도이치아재 자기소개 닉네임으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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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했던 육아휴직을 조금 일찍 마치고, 직장으로 복귀한지 어느 덧 이주일이 다되어간다. 다시 8시간을 앉아서 일하는 데 적응기간이 조금 걸릴 줄 알았는데, 첫날부터 생각보다 일이 힘들진 않았다.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달라진게 있는데, 바로 육아 휴직 이전과는 다르게 회사 업무분위기가 훨씬 더 자유로워 졌다는 것이다. 내가 휴직하는 중인 동안, 코로나 사태로 회사는 홈오피스 같이 자유로운 업무방식을 도입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홈 오피스 기간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회사 분위기가 자유롭다. 직원들의 얼굴 표정에서도 여유가 보일정도다.


예전에는 9시가 다 되어서야 하나 둘 출근했던 직원들이... 요즘엔 8시 전부터 와서 일을 하고, 5시가 채 되기도 전에 퇴근하기도 한다. 원칙적으로는 우리회사도 Flexible 하게 업무시간 조율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는 단순히 계약서에 쓰여진 문구일 뿐이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지 않은 이상, 거의 모든 직원의 업무시간은 9시 출근-6시 퇴근이었다. 그냥 분위기가 그랬다. 아니, 그런데 코로나가 이걸 바꿔놔버렸다.


5시가 되기전에 퇴근하는... 이런 업무분위기가 IT 회사나 가능할 줄 만알았는데, (보수적인)건축계에서도 이런 일이 현실이 되니 이거 참 감개무량하다. (물론 공모전팀은 그딴 거 없다. 마감이면 걍 달리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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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나도 월요일은 2시에, 수요일은 3시에 퇴근을 한다. 그리고 일찍 퇴근한 만큼, 다른 날에 더 오래 일을 하는 중이다. 일주일에 딱 2번 일찍 퇴근할 뿐인데, 이게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 따지고 보면 일주일에 정해진 업무시간은 40시간으로 이전과 똑같은데, 각자의 생활패턴에 맞춰 업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으니... 워라벨이 이렇게 맞춰지는구나 싶다. 일찍 퇴근하는 월요일과 수요일엔 아빠 노릇을 톡톡히 한다. 둘째를 데리고 이동하기 힘든 와이프를 대신해, 첫째 아이와 언어치료교실, 태권도 도장에 손을 잡고 간다. 일에 대한 미련이나 스트레스 없이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복직하고 첫 주 금요일, 회사에선 전체 회의가 있었다. 조그만 회사에 직원들이 다 모여봐야 얼마 되지도 않지만, 여러가지 안건들을 회의한다고 모두가 모였다. 이 회의는 함께 빵을 먹어가며 2시간이나 이어졌다. 주요 안건은 바로 Arbeitzeit(업무시간)이었다. 경영진과 직원들간 날을 세운 주장이 펼쳐졌다. 나야 이제 막 복직한 터라 크게 할말이 없었지만, 이미 홈오피스를 경험해본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몇 몇 직원들은 더 많은 홈오피스 기회를 원했고, 회사 측에서는 그 주장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 더 자유로움을 원하는 너희들... 정말... 왕따봉 두개 날려줄께'


이 직원들의 주장은 '홈오피스로도 회사는 잘 돌아갔는데, 도대체 확대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였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건축작업이라는 게 팀작업이다 보니, 함께 같은 공간에 있지 않으면 업무효율이 많이 떨어진 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의견은 그닥 좁혀지지 않았고, 그 주제에 대해 경영진 측에서 다시 검토해보겠다는 방향으로 마무리가 지어졌다. 결론이 어떻게 되든 이런 토론 자체를 사측과 함께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건 신선한 충격이었다. 직원은 경영진의 눈치를 보지 않았고, 경영진은 (회의적이긴 했지만) 그 의견들을 최대한 들으려고 노력을 했다. 한국의 설계사무소였다면 어땠을까. 한번 쯤 생각해볼 문제다.


내일도 일찍 퇴근하는 수요일이다. 아응. 좋아.


[원문] "[일상]#114. 독일 회사생활, 지금보다 더 자유로워 진다고?"

독일 생존 일기(도이치아재) https://deutschaj.com/326

독일에 사는 독일생존일기

도이치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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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건축가로 일하고 있는 30대 아저씨, 도이치아재라고 합니다. 독일에서 일어나는 진짜 '삶'을 기록하는 것을 모토로 블로그를 운영중입니다. 피상적인 '삶'을 기록하기 보단, 독일에서 한 인간으로, 또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진짜 삶'은 어떤지 궁금하신 분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제 블로그를 방문해주세요! 인스타 팔로우 또한 언제나 환영입니다. 그럼 언제나 좋은 글로 찾아뵐게요 :) 그럼 츄스 Tschüs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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