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빡센 건 아닌데 그래도 일한다고 일기가 자꾸 밀린다. ㅎ... 몰아서 쓰지 말고 틈틈이 써야지.
3월 1일은 바로바로 인턴십 첫 출근 날...! 주소로 검색하면 건물 위치까지는 안 나와서 약도 보일 때 찍어놓고 보면서 걸어갔다. 다행히 출근시간 15분쯤 전에 무사히 출근에 성공했는데 수퍼바이저가 이미 출근해있었다(!) 외국에서는 상사가 먼저 출근하는 거 신경 안 써도 된다던데 나는 한국인이라 그런가 신경이 쓰였을 뿐이고.
연구소가 보건 연구소다 보니까 보건 관련 상황에 더 예민하게 대응하는 느낌이고 그래서 그런지 연구실 전체 건물에는 나와 수퍼바이저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하하. 데이터 다룰 때 필요한 프로그램 쓸 때만 출근해보는 걸로 말이 됐고 자리 데스크탑을 배정받았는데 문제는 암호가 안 먹혀... 원래 대로였다면 출근한 IT 관련 팀에 바로바로 문의를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겠지만 IT 팀이 출근을 안 했고 때문에 데스크탑 암호만 받고 나니까 오후 3시쯤이 되어버렸다. 어차피 첫 주는 논문 리뷰라 수퍼바이저랑 서로 쏘리 노워리만 하다가 논문만 열심히 읽다 왔다. 그래도 수퍼바이저가 꼼꼼하고 잘 챙겨주시는 분이라 감사할 따름! 이렇게 하루 출근하고 나서는 내내 온라인으로 미팅과 논문 리뷰+학교 제출용 리포트만 열심히 썼던 듯.
8일, 월요일에는 고급 지게 해먹어 봤다. 원래 생선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 여기 와서는 왠지 생선을 사서 먹어본 적이 없는데 연어를 먹어봄. 연어 스테이크는 처음 해먹어 봤는데 꽤 괜찮았지만 냄새가 끝장나게 풍겨서 하루 종일 창문을 열어놓긴 했다. 오븐으로 굽는 게 나을 수도..
요즘 다른 스콘보다 층이 보이는 결스콘에 빠져있다. 솔직히 그냥 굽는 것보다는 손이 훨씬 많이 가긴 하는데 뭔가 좀 더 파삭파삭한 느낌이 드는 것도 있고 기분 탓인지 좀 더 고소한 맛도 있는 거 같아서 아침에 사과 하나랑 스콘 하나랑 해서 먹고 있다.

언니랑 애플 뮤직을 가족 플랜으로 해서 듣는데 랩탑으로 쓰려고 하니까 연령을 확인하란다. 아니 저 플레이리스트에 ccm 피아노 연주밖에 없었는데요? 왜죠... 그래서 애플 뮤직이 있는데도 유튜브로 ccm 연주 모음을 검색해서 틀어놓고 일하게 된다. 휴... 왜 있는데 쓰지를 못하니.
그리고 옆집 고양이. 날이 빨리 따뜻해져서 옆집이 매일매일 창문을 열어뒀으면 좋겠다. 애교쟁이라 창문에 앉아있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뛰어내려서 비비적거리곤 하는데 저런 개냥이 넘나 좋은 것. 가끔이지만 저런 털복숭이가 있어서 힐링이 되는 게 감사하다.
레몬 드리즐 케이크를 만들어봤는데 뭐가 문제였는지 반죽이 너무 뻑뻑하게 되고 말았다. 원래 케이크에 레몬 드리즐이 골고루 퍼져야 하는데 한곳에 뭉쳐서 뿌려진 바람에 어디는 심심하고 어디는 신 케이크가 되고 말았다. 맛이 없었던 건 아닌데 아숩. 이 케이크만 한 세 번은 시도했던 거 같은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케이크 군...
수퍼바이저-이제부터 S라고 부르는 걸로-가 INSERM에서 non-Francophone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랑스어 과정을 추천해 줘서 등록했다. 고작 인턴 나부랭이라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학교에 Framework report라고, 인턴십을 어떻게 할 건지 정리해서 내는 보고서가 있는데 S가 엄청 꼼꼼하신 것도 있고 내가 논문 같은 걸 제대로 써본 적도 없어서 그런지 거의 2주를 꽉 채워서 논문 리뷰랑 framework report만 썼던 것 같다. 근데 기한 맞춰서 학교 academic advisor한테 제출했는데 아직도 답장을 안 보내주시는 그... 요새 언론 인터뷰 자주 하시던데 이럴 거면 다른 advisor 지정해 주시라구.... 흑흑.
[원문] "01.03.21-14.03.21 파리 일상; 일개미가 되어보자"
By Mion(Mion) https://blog.naver.com/kimiyonn/222284392992
댓글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